[Interview] 사람 해부학 그림을 그리는 아티스트, 장동수

사람 해부학 그림을 그리는 아티스트, 장동수
장동수 작가의 ‘메디컬 스컬프처(Medical Sculpture)’

이생에서 완전하게 거둬 들이지 못한 온갖 생노병사의 흔적이 그대로 묻어있는 죽은 몸. 땅에 묻히거나 불에 태워지지 않은 시체는 무르익은 낱알처럼 끊임없는 비밀과 두려움을 긴직한 채 굳어간다. 메마른 피부가 진한 흑갈색으로 변해가고, 따뜻한 온기를 발산하는 피마저 차디차게 식어가면 죽은 이의 얼굴에 검은 그림자가 쉴새없이 스며든다. 그러나 그 그림자 안에는 훨씬 밝은 빛을 띤 뭔가가 숨겨져 있다. 산자들의 삶을 되돌아보길 청하는 바람도 소리없이 흐느끼고…장동수 작가의 섬세한 손끝을 지나면서 보석으로 되살아난다.

장동수 작가ⓒ민중의소리 정택용 기자
장동수 작가는 무척 바쁜 사람이었다. 전화통화를 할 때마다 약속에 쫓기는 사람처럼 누군가를 만났고, 뭔가에 몰두하고 있는 것 같았다. 강의시간에 쫓기는 것도 바쁜 일 중에 하나였다. 워낙 바쁘다보니, 잠깐 나올 시간도 없어 해부학 강의실로 찾아와 달라는 눈치다. 그럼에도 그는 밝고 낭랑한 음성을 잃지 않았다. 천성이 무척 착하고 배려심이 깊은 사람 같았다. 인터뷰를 요청하는 기자가 가장 성가시게 구는 사람이 되버렸다. 아무튼 이런 저런 대담을 끝내고 홍대에서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장동수 작가는 2002년부터 연세대 의과대학 해부학 교실에서 의학 삽화가이자 조교로 일하고 있다. 의학도가 아니라면 쉽게 체험할 수 없는 다양한 인체해부를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그는 어떻게 하다 메디컬 일러스트레이터(Medical Illustrator)의 길을 걷게 됐을까? 지금에서야 그는 “테이블에 누워있는 시신들을 보면서 몸속의 광활한 소우주를 보았고, 인간의 삶과 죽음을 깊이 들여다 보게 된다”고 말하지만, 처음부터 그렇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말로 하지 못한 고통과 인내의 순간이 축적되면서 만들어준 일이리라. 그도 스스로 “메디컬 일러스트를 하면서 많이 성숙하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기회에 배우지 않으면 해부학을 배울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의과대학 조교로 들어가게 됐죠. 하지만 처음 출근하던 날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첫 날 장동수 작가가 문을 열고 들어 간 실습실 안에는 테이블이 쫘악 깔려 있었고, 한편에는 시신을 모시는 곳이 있었다. 그 곳에서 그는 전날 새벽에 들어온 시신을 볼 수 있었다.

“한마디로 충격이었습니다. 시신을 한번도 본적이 없었거든요. 그렇지만 보이는 것이 진실이었기 때문에 담담하게 생각했습니다. 또 제가 오기 전에 근무하셨던 윤관현 선생님께서 워낙 잘하셨기에 부담이 컸습니다. 그래서 무섭다는 생각보다 잘해야한다는 마음이 앞섰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무래도 섬세하고 사실적인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해부를 직접 하지 않으면 안될 성 싶었다. 직접 만져보거나 잘라보지 않고서는 제대로 표현하기가 무척 힘들어 보인다.

장 작가는 “메디컬 일러스트지만 해부를 직접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화가는 주관적인 게 있지만 의학은 객관적이라는 것. 그는 “신경은 노랑색, 동맥은 빨강색, 정맥은 파랑색으로 표현하는 기준이 있는 것처럼, 각각의 모습을 정확하게 그려내야 하기 때문에 해부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미술학도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으리라.

장동수 작가 ⓒ민중의소리 정택용 기자

해부에 참여한 사람들은 눅눅하고 숙연한 감정을 다스리기 바쁠 것 같다. 어찌보면 너무도 익숙해진 사람들이기에 감정의 기복이 없을만도 하다. 하지만 똑같은 피부와 눈과 머리카락과 윤곽을 가진 사람이 없기에 그 마음은 언제나 새로울 것이고, 간신히 씹어 삼키는 쓴 약과 같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추억이 있을 것이다. 특히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에 시달렸던 장동수 작가는 더했으리라.

“일주일 동안 카데바(의학용 실습 시신)를 끌어안고 밤을 샌 적도 있었습니다. 저의 체온 때문에 시신이 따뜻할 정도였죠. 잘 적응해서 이 길을 헤쳐나가야한다는 일념이 강했습니다. 의대생들은 더 합니다. 하나하나가 점수로 이어지는데다 모두 경쟁자들이잖아요. 의과대학 공부는 정말 타이트합니다. 저도 그림도 그리고, 조교 역할도 해야하니까 부담이 컸죠. 처음에는 의학 지식이 없어 고생은 했지만, 여러 선생님들께서 많이 배려해주셔서 잘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제가 모시고 있는 정인혁 교수님은 일본식으로된 의학용어를 한글로 순화해 새로운 사람 해부학 책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는 대단한 분입니다…외국에는 메디컬 일러스트라는 전문학과가 있습니다. 한국에는 양의학이 들어온지 100년이 됐는데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메디컬 일러스트는 의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나, 의학 지식이 없는 사람들에게 아주 유용한 학문입니다. 복잡한 설명보다는 그림 한 장이 훨씬 효과적일때가 있거든요.”

또한 그는 해부에 관한 일화들이 꿈에 나타나는 경험을 자주하기도 했다.

“시신이 꿈으로 나타난 적이 많았습니다. 한번은 해부를 해야하는데 카데바가 도망을 가서 잡으러 가기도 했죠. 또 꿈속에서 제 손이 해부가 되어 있기도 했습니다. 저도 그것을 의식하고 있었지요. 그때 해부학 선생님이 나타나서 뭔가를 설명해 주시더군요. 몹시 몽롱한 기분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비가 되어’라는 작품이 탄생하게 됐습니다.”

아울러 해부하면서 벌어졌던 재밌는 에피소드도 곁들여 들려주었다.

“해부실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달려가 봤더니 한 여자 선생님이 겁에 질린 표정으로 ‘바퀴벌레’를 외치더군요. 양손에 시신의 팔을 들고서요.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웃음이 나더라고요. 제가 보기에는 그 선생님이 더 무서운데 말이죠.”

의과대학 해부실에서는 시신의 팔과 다리를 잘라 해부를 하기도 한다.

장동수 작가의 꿈은 메디컬 일러스터레이터이다. 그는 “의학이 발전하는 동시에 저작권 문제도 많다”면서 “최근에 차트에 들어가는 그림도 모두 바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독창적인 메디컬 일러스트레이터로 자리를 잡고 싶다”고 말했다. 메디컬 일러스터레이터는 아직 한국에는 전혀 없는 직종이다.

또한 그는 최근 ‘메디컬 스컬프처(Medical Sculpture)’라는 제목의 전시회를 열었다. 그는 “순수미술을 하다 메디컬 일러스트레이터를 하게된 것처럼 나중에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지만,’메디컬 스컬프처’를 소재로 작업을 계속 이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사람들 모두 행복의 대상이 다르겠지만, 자신은 그림을 그릴 수 있고, 작품을 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가 되는 것이 행복”이라면서 “이 일을 인정해주는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하는 바람도 있다”고 덧붙였다.

장동수 작가 ⓒ민중의소리 정택용 기자

“처음에는 전시보다는 연구논문으로 생각했습니다. 바쁜 와중에 작품을 하기도 힘들었고요. 하지만 전시회를 열도록 교수님이 도움을 주셔서 열게 됐습니다.”

장동수 작가는 의학과 조각을 접목해 ‘의학조각(Medical Sculpture)’이라는 다소 생소한 분야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얼핏보면 의료기를 만드는 회사에서 제작한 사실적인 인체 모형이나 인체 도록과 비슷하게 보인다. 하지만 그의 작업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해부 과정에서 느껴졌던 감성이나 예술적 요소들이 가미된 까닭이다.

예를 들면, 그의 작품에는 칼로 인체의 피부를 벗기고 근육을 자르는 인체의 모습을 담고 있지만, 얕은 층에서 깊은 층으로 해부하거나, 외부에서 내부로 조각해 들어가는 레이어 개념이 포함되어 있다. 작품 제작 과정에 공간감과 부피감을 주는 것이다. 또한 그의 작품에는 죽음과 대면하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개인의 정체성과 삶, 사회와 개인의 관계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 등이 스며들어 있다.

장동수 작가는 “조각적 요소와 의학적 해부학을 접목시켜 표현한 작품들은 그동안 대부분 작가들이 했었던 이미지 메이킹 방식에서 탈피해 실제 실습용 시체를 해부하고, 실제 이미지에 소묘나 디지털 작업 등으로 예술적 요소를 가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 작가는 “이러한 일련의 작업을 통해 조각 방식과 유사한 시체 해부 과정에 의미를 부여하고 예술적 요소를 가미하여 ‘의학 조각’이라는 개념을 새로이 제시했다”며 작업 의의를 밝혔다.

장동수 작가의 작품

ⓒ장동수

생각의 지배, 석고, M.D.F, 투명폴리 227 × 227 × 8 cm 2006 ⓒ장동수

ⓒ장동수

몸 속의 자연, Arches, Digital Ink- jet Print 56 × 76.5cm 2006 ⓒ장동수

ⓒ장동수

나비가 되어, Arches, Digital Ink- jet Print 56 × 76.5cm 2006 ⓒ장동수

ⓒ장동수

자아의 진실, F.R.P , 나무 31

출처 http://www.vop.co.kr/A00000072268.html
이동권 기자 입력 2007-05-03 22:15:08 l 수정 2007-05-04 08:27:23

2018-03-20T19:25:47+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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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해부학 그림을 그리는 아티스트, 장동수
장동수 작가의 ‘메디컬 스컬프처(Medical Sculpture)’

이생에서 완전하게 거둬 들이지 못한 온갖 생노병사의 흔적이 그대로 묻어있는 죽은 몸. 땅에 묻히거나 불에 태워지지 않은 시체는 무르익은 낱알처럼 끊임없는 비밀과 두려움을 긴직한 채 굳어간다. 메마른 피부가 진한 흑갈색으로 변해가고, 따뜻한 온기를 발산하는 피마저 차디차게 식어가면 죽은 이의 얼굴에 검은 그림자가 쉴새없이 스며든다. 그러나 그 그림자 안에는 훨씬 밝은 빛을 띤 뭔가가 숨겨져 있다. 산자들의 삶을 되돌아보길 청하는 바람도 소리없이 흐느끼고…장동수 작가의 섬세한 손끝을 지나면서 보석으로 되살아난다.

장동수 작가ⓒ민중의소리 정택용 기자
장동수 작가는 무척 바쁜 사람이었다. 전화통화를 할 때마다 약속에 쫓기는 사람처럼 누군가를 만났고, 뭔가에 몰두하고 있는 것 같았다. 강의시간에 쫓기는 것도 바쁜 일 중에 하나였다. 워낙 바쁘다보니, 잠깐 나올 시간도 없어 해부학 강의실로 찾아와 달라는 눈치다. 그럼에도 그는 밝고 낭랑한 음성을 잃지 않았다. 천성이 무척 착하고 배려심이 깊은 사람 같았다. 인터뷰를 요청하는 기자가 가장 성가시게 구는 사람이 되버렸다. 아무튼 이런 저런 대담을 끝내고 홍대에서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장동수 작가는 2002년부터 연세대 의과대학 해부학 교실에서 의학 삽화가이자 조교로 일하고 있다. 의학도가 아니라면 쉽게 체험할 수 없는 다양한 인체해부를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그는 어떻게 하다 메디컬 일러스트레이터(Medical Illustrator)의 길을 걷게 됐을까? 지금에서야 그는 “테이블에 누워있는 시신들을 보면서 몸속의 광활한 소우주를 보았고, 인간의 삶과 죽음을 깊이 들여다 보게 된다”고 말하지만, 처음부터 그렇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말로 하지 못한 고통과 인내의 순간이 축적되면서 만들어준 일이리라. 그도 스스로 “메디컬 일러스트를 하면서 많이 성숙하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기회에 배우지 않으면 해부학을 배울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의과대학 조교로 들어가게 됐죠. 하지만 처음 출근하던 날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첫 날 장동수 작가가 문을 열고 들어 간 실습실 안에는 테이블이 쫘악 깔려 있었고, 한편에는 시신을 모시는 곳이 있었다. 그 곳에서 그는 전날 새벽에 들어온 시신을 볼 수 있었다.

“한마디로 충격이었습니다. 시신을 한번도 본적이 없었거든요. 그렇지만 보이는 것이 진실이었기 때문에 담담하게 생각했습니다. 또 제가 오기 전에 근무하셨던 윤관현 선생님께서 워낙 잘하셨기에 부담이 컸습니다. 그래서 무섭다는 생각보다 잘해야한다는 마음이 앞섰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무래도 섬세하고 사실적인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해부를 직접 하지 않으면 안될 성 싶었다. 직접 만져보거나 잘라보지 않고서는 제대로 표현하기가 무척 힘들어 보인다.

장 작가는 “메디컬 일러스트지만 해부를 직접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화가는 주관적인 게 있지만 의학은 객관적이라는 것. 그는 “신경은 노랑색, 동맥은 빨강색, 정맥은 파랑색으로 표현하는 기준이 있는 것처럼, 각각의 모습을 정확하게 그려내야 하기 때문에 해부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미술학도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으리라.

장동수 작가 ⓒ민중의소리 정택용 기자

해부에 참여한 사람들은 눅눅하고 숙연한 감정을 다스리기 바쁠 것 같다. 어찌보면 너무도 익숙해진 사람들이기에 감정의 기복이 없을만도 하다. 하지만 똑같은 피부와 눈과 머리카락과 윤곽을 가진 사람이 없기에 그 마음은 언제나 새로울 것이고, 간신히 씹어 삼키는 쓴 약과 같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추억이 있을 것이다. 특히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에 시달렸던 장동수 작가는 더했으리라.

“일주일 동안 카데바(의학용 실습 시신)를 끌어안고 밤을 샌 적도 있었습니다. 저의 체온 때문에 시신이 따뜻할 정도였죠. 잘 적응해서 이 길을 헤쳐나가야한다는 일념이 강했습니다. 의대생들은 더 합니다. 하나하나가 점수로 이어지는데다 모두 경쟁자들이잖아요. 의과대학 공부는 정말 타이트합니다. 저도 그림도 그리고, 조교 역할도 해야하니까 부담이 컸죠. 처음에는 의학 지식이 없어 고생은 했지만, 여러 선생님들께서 많이 배려해주셔서 잘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제가 모시고 있는 정인혁 교수님은 일본식으로된 의학용어를 한글로 순화해 새로운 사람 해부학 책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는 대단한 분입니다…외국에는 메디컬 일러스트라는 전문학과가 있습니다. 한국에는 양의학이 들어온지 100년이 됐는데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메디컬 일러스트는 의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나, 의학 지식이 없는 사람들에게 아주 유용한 학문입니다. 복잡한 설명보다는 그림 한 장이 훨씬 효과적일때가 있거든요.”

또한 그는 해부에 관한 일화들이 꿈에 나타나는 경험을 자주하기도 했다.

“시신이 꿈으로 나타난 적이 많았습니다. 한번은 해부를 해야하는데 카데바가 도망을 가서 잡으러 가기도 했죠. 또 꿈속에서 제 손이 해부가 되어 있기도 했습니다. 저도 그것을 의식하고 있었지요. 그때 해부학 선생님이 나타나서 뭔가를 설명해 주시더군요. 몹시 몽롱한 기분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비가 되어’라는 작품이 탄생하게 됐습니다.”

아울러 해부하면서 벌어졌던 재밌는 에피소드도 곁들여 들려주었다.

“해부실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달려가 봤더니 한 여자 선생님이 겁에 질린 표정으로 ‘바퀴벌레’를 외치더군요. 양손에 시신의 팔을 들고서요.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웃음이 나더라고요. 제가 보기에는 그 선생님이 더 무서운데 말이죠.”

의과대학 해부실에서는 시신의 팔과 다리를 잘라 해부를 하기도 한다.

장동수 작가의 꿈은 메디컬 일러스터레이터이다. 그는 “의학이 발전하는 동시에 저작권 문제도 많다”면서 “최근에 차트에 들어가는 그림도 모두 바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독창적인 메디컬 일러스트레이터로 자리를 잡고 싶다”고 말했다. 메디컬 일러스터레이터는 아직 한국에는 전혀 없는 직종이다.

또한 그는 최근 ‘메디컬 스컬프처(Medical Sculpture)’라는 제목의 전시회를 열었다. 그는 “순수미술을 하다 메디컬 일러스트레이터를 하게된 것처럼 나중에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지만,’메디컬 스컬프처’를 소재로 작업을 계속 이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사람들 모두 행복의 대상이 다르겠지만, 자신은 그림을 그릴 수 있고, 작품을 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가 되는 것이 행복”이라면서 “이 일을 인정해주는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하는 바람도 있다”고 덧붙였다.

장동수 작가 ⓒ민중의소리 정택용 기자

“처음에는 전시보다는 연구논문으로 생각했습니다. 바쁜 와중에 작품을 하기도 힘들었고요. 하지만 전시회를 열도록 교수님이 도움을 주셔서 열게 됐습니다.”

장동수 작가는 의학과 조각을 접목해 ‘의학조각(Medical Sculpture)’이라는 다소 생소한 분야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얼핏보면 의료기를 만드는 회사에서 제작한 사실적인 인체 모형이나 인체 도록과 비슷하게 보인다. 하지만 그의 작업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해부 과정에서 느껴졌던 감성이나 예술적 요소들이 가미된 까닭이다.

예를 들면, 그의 작품에는 칼로 인체의 피부를 벗기고 근육을 자르는 인체의 모습을 담고 있지만, 얕은 층에서 깊은 층으로 해부하거나, 외부에서 내부로 조각해 들어가는 레이어 개념이 포함되어 있다. 작품 제작 과정에 공간감과 부피감을 주는 것이다. 또한 그의 작품에는 죽음과 대면하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개인의 정체성과 삶, 사회와 개인의 관계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 등이 스며들어 있다.

장동수 작가는 “조각적 요소와 의학적 해부학을 접목시켜 표현한 작품들은 그동안 대부분 작가들이 했었던 이미지 메이킹 방식에서 탈피해 실제 실습용 시체를 해부하고, 실제 이미지에 소묘나 디지털 작업 등으로 예술적 요소를 가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 작가는 “이러한 일련의 작업을 통해 조각 방식과 유사한 시체 해부 과정에 의미를 부여하고 예술적 요소를 가미하여 ‘의학 조각’이라는 개념을 새로이 제시했다”며 작업 의의를 밝혔다.

장동수 작가의 작품

ⓒ장동수

생각의 지배, 석고, M.D.F, 투명폴리 227 × 227 × 8 cm 2006 ⓒ장동수

ⓒ장동수

몸 속의 자연, Arches, Digital Ink- jet Print 56 × 76.5cm 2006 ⓒ장동수

ⓒ장동수

나비가 되어, Arches, Digital Ink- jet Print 56 × 76.5cm 2006 ⓒ장동수

ⓒ장동수

자아의 진실, F.R.P , 나무 31

출처 http://www.vop.co.kr/A00000072268.html
이동권 기자 입력 2007-05-03 22:15:08 l 수정 2007-05-04 08:27:23

2014-02-22T13:42:57+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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